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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책 198쪽’ 유진

러시아 2008. 10. 23. 10:38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연예인 중 "성공적이다" 싶은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임창정을 비롯해 윤은혜·성유리·정려원 등. 그 중 그룹 SES 출신의 유진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유진이 SES로 데뷔한 게 1997년. 벌써 11년 전이네요. '요정' 같았죠. 그러나 2002년 드라마 '러빙유'로 연기자로 전직한 이후 그는 사뭇 다른 캐릭터로 변신했습니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서 강원도 펜션을 운영하는 발랄하고 싱그러운 지은수, '진짜 진짜 좋아해'에서 산골 오지마을에서 상경한 엽기발랄, 천진무구의 청와대 요리사 여봉순, 그리고 올해 초 방영된 '아빠 셋, 엄마 하나'의 억척 싱글맘 송나영까지.

하나같이 생활력 지수 100%의 '또순이'였습니다. 파스텔톤 드레스에 날개 달린 요정과는 전혀 딴판이었던 셈이죠. 그렇지만 팬들은 이런 유진의 변신에 친근함과 호감을 느꼈나 봅니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들은 대체로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도 슬쩍 관심이 갑니다. '동감' '바보' 등 멜로 영화를 연출한 김정권 감독 덕에 유진의 모습이 무척 편안하게 그려집니다.

실연의 아픔으로 신경성 위염과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론 애써 태연한 척, 센 척하는 도서관 사서 은수. 왠지 유진과 잘 포개진다 싶었는데요. 스스로도 "가장 내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라고 하더군요. 그만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는 뜻이겠죠.

'그 남자'로 나온 이동욱과의 호흡도 부드럽습니다. 원래 영화의 내용이 두 사람의 로맨스라기 보다는 그 남자의 로맨스를 돕는 것이어서 낯설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가 않아요. 알고 보니 두 사람, 동갑내기인데다 '러빙유' 때 같이 출연해서 친구처럼 지낸 지 벌써 6년이라네요.

유진은 이 영화 말고도 올 연말에 개봉할 또다른 영화 '로맨틱 아일랜드'로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크린에 쏟는 의지와 열정이 엿보이는 대목인데요. '그 남자의 책 198쪽'이 터지고, '로맨틱 아일랜드'가 뜨면 '유진 할리우드 진출' 같은 소식도 들을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