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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비타민' 하차 '당연' vs '이르다'
러시아
2008. 10. 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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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강병규가 자신이 6년간 진행해온 KBS 2TV 건강정보프로그램 '비타민'을 두고 격렬한 하차 요구에 부딪혔다. 강병규의 '죄목'은 '2008 베이징 연예인 원정단'을 진두지휘하며 '혈세'를 2억여원 낭비했다는 것. 시청자게시판의 네티즌은 21일부터 28일 오전까지 4000개가 넘는 게시물을 쏟아내며 그의 하차를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타민' 제작진과 강병규는 묵묵부답인 상태. 일부는 '시청자의 의견을 뭘로 보냐'며 바싹 약이 올랐고, 일부는 '현상황은 마녀사냥에 가깝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의 하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강병규가 '공인'으로서 잘못을 했고, 이를 사직을 통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강병규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예산을 받고, 연예인 응원단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강병규는 이미 '연예인'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 그런 그가 '호화판' 논란이 일만큼 일류호텔과 항공기 비지니스석 등을 '누렸다'는 것은 공인으로서 확실한 '결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이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강병규가 공영방송의 정보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또 강병규의 대처방식도 하차 요구 세력에 힘을 싣고 말았다. 김용만, 현영이 MBC '섹션티비연예'의 엔딩을 통해 "베이징올림픽 응원과 관련해서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작은 행동 하나에도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한데 반해 강병규는 기자들과 만나 "기사 내용처럼 호화스러운 생활을 했으면 할 말이 없지 않겠느냐. 당시 비행기 표를 너무 구하기 힘들어 몇몇 비지니스 석을 이용했다. 방도 2인1실로 잡아 썼다"고 해명에 우선순위를 뒀다.
네티즌은 즉각 '해명'이 아니라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일단 문제점이 발견된만큼 강병규의 겸손하고 책임감있는 태도를 기대했던 사람들이 실망감을 표하고 나선 것. 일부는 일류호텔과 비지니스석을 요구하는 게 '당연'하고 올림픽 응원도 국가의 지원을 받고 '해주는' 연예인들의 특권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병규에게 과실이 있다해도 MC로서의 '일터'를 박탈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강병규가 이번 사태에 얼마만큼의 책임이 있고, '세금 낭비'를 의도했던 것인지, 이후 수습은 어떻게 했는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은 상황. 강병규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충분한 해명의 기회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녀사냥'식의 비난과 처벌을 몇차례 겪어온 우리사회가 특정인물을 비판하는데 있어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는 자정 능력도 일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마디의 사과멘트나 프로그램 하차로 족할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풀어가야할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인식도 깔려있다. 강병규로서는 하루 빨리 기자회견 및 입장 표명의 기회를 갖고 '억울함'을 벗는 것이 시급한 셈이다.
프로그램 하차 여부는 그동안 연예인과 제작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 '무한도전'의 정준하가 술집경영 관련 논란으로 거센 항의를 받고도 '살아'남았으며, '상상플러스'의 신정환은 도박혐의로 일시 하차했다가 금세 복귀한 바도 있다.
또 한번 '연예인' 대 '화난 시청자'의 양상으로 전개되는 강병규 '비타민' 하차 요구 사태가 어떠한 국면을 맞게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