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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쥬니, "연기는 마법처럼 제 인생 바꿨어요"

러시아 2008. 10. 29. 09:46


 얼굴을 보면 분명 신인인 것 같은데, 연기하는 모습이나 얘기를 들어보면 내공이 만만치 않다. 깊은 대화를 나눠보면 분명 풋풋한 신인의 냄새가 나는데 어딘가 모르게 프로다운 느낌이 묻어난다.

현재 방송중인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하이든으로 열연 중인 현쥬니(23)를 만나고 난 후의 느낌이다. 드라마의 인기만큼이나 거침없이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통통 튀는 그녀, 현쥬니를 만났다.

이순재 선생님과의 만남 자체가 행운이죠

현쥬니, 강적을 만났다. 보통은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기 십상인 신인 배우가 처음부터 국민 중견 배우 이순재와 파트너가 됐으니 그럴 만도 하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됐어요. 너무나 훌륭하신 선생님과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울 정도였죠. 저에게는 이순재 선생님과의 만남 자체가 행운이죠. 연기 지도는 물론 발음 교정도 많이 해주세요. 저도 선생님 뒤만 졸졸 쫓아다니죠. 진짜 손녀처럼 잘 챙겨주셔서 요즘에는 촬영장에서 둘이 손을 잡고 돌아다니기도 해요.(웃음)”

사실 현쥬니는 ‘베토벤 바이러스’를 시작하면서 안티팬도 많이 늘었다. 극 중 하이든이라는 캐릭터가 김갑용(이순재 분)에게 버릇없이 구는 철부지 고등학생 역이었기 때문.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했죠. 그게 내 모습이 아닌데. 사람들이 하이든의 모습을 그대로 현쥬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그것도 관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 절대로 버릇없고 예의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오해는 말아 주세요.(웃음)”

연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현쥬니는 원래 그룹 벨라마피아의 보컬 출신이다. 홍대 클러버들에게는 꽤 인지도가 높은 락밴드의 보컬인 그녀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벨라마피아로 한창 활동을 하고 있는데 뮤지컬 ‘밴디트’의 음악 감독님께 출연 제의를 받았어요. 원래 나는 음악쟁이니까, 뮤지컬 무대에서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에만 열중했죠. 그런데 그 모습을 소속사 관계자 분이 보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해 보지 않겠냐고 제의를 하셨어요. 그 전까지 제가 연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음악이 주전공이던 그녀, 연기를 부전공하게 되면서 음악은 잠시 미뤄뒀나 했더니 결코 아니다. 틈틈이 벨라마피아의 새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는 현쥬니, 그녀의 음악 욕심은 대단했다.

“음표가 있는 것은 다 좋아요. 배우고 싶은 악기도 아직 너무 많고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콘트라베이스 소리가 너무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콘트라베이스도 배워보고 싶고, 클럽에서 디제이들이 하는 스크래치도 꼭 배우고 싶어요.”

제일 자신 있는 것? 아직은 노래


끼 많고 꿈도 많은 그녀, 제일 자신 있는 분야가 뭐냐고 물었더니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노래요”라고 대답한다.

“노래도, 연기도 다 시작단계죠. 그런데 노래를 할 때면 나도 모르게 어딘가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멜로디에, 가사에 내 마음과 목소리를 담아서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내 노래를 듣는 사람이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는 것 자체가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음악이 좋아? 연기가 좋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이 세상에서 가장 유치한 질문인 것을 알면서도 현쥬니에게 물었다. 음악이 좋아요? 연기가 좋아요?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역시나’ 같은 대답을 했다.

“진짜로 둘 다 좋아요.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라서 실망하셨죠?(웃음) 아까 말 한 것처럼 음악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산소 같은 존재예요. 그에 반해 연기는 내가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새 옷’ 같은 느낌이죠. 물론 우연히 시작하게 된 연기지만 절대로 대충하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연기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칭찬을 듣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연기에 대한 욕심도 나날이 커져가는 현쥬니, 그녀는 지금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영화 ‘국가대표’ 촬영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마음만은 너무 행복하단다.

“드라마, 영화 촬영에 새 앨범 준비까지 하려니 몸이 힘들기는 해요. 그래도 이런 생활이 즐거우니까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쁜 배우보다는 매력이 넘치는 배우, 개성이 강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지금 막 첫 발을 내딛고 출발했으니까 현쥬니가 어떤 배우로 성장하는지, 어떤 뮤지션으로 자리잡아 가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