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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GA,“팝송은 되는데 힙합은 안 돼?” 국내 심의 기준 ‘부당’

러시아 2008. 10. 30. 10:04

 


제2의 지누션으로 불리는 힙합 듀오 YMGA. 팀명을 젊은 갱스터의 연합(Young Men Gangsta's Association)이라는 뜻을 담아 지었을만큼 국내 힙합계의 문제아임을 자청했다. 그만큼 이들은 두려울 게 없었다. 직설적인 랩만큼이나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래퍼들이었다.

YMGA는 마스터우(본명 우진원·30)와 디지털 마스터(본명 이용학·31)로 구성됐다. 이들은 10년 넘게 활동해 온 실력파 래퍼들로 최근 데뷔 앨범 ‘메이드 인 알.오.케이’를 발표했다. 타이틀 곡은 엄정화와 함께 부른 ‘텔 잇 투 마이 하트’다.

“큰 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하죠. 예전에 발표했던 앨범들은 다시 들으면 쑥스러운데 이번 앨범은 나중에 들어도 될만큼 괜찮은 것 같아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받는 클래식 앨범처럼요.” (디지털 마스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앨범이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려고요.”(마스터우)

마스터우와 디지털 마스터의 인연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1993년 미국에서 학교 선·후배 사이로 처음 만났다. 성격이 달라 티격태격했지만 음악 코드 만큼은 잘 통했단다.

“1990년말 국내로 들어와서 함께 오디션을 봤는데 꽃미남 외모가 아니라고 받아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2명이 함께 할 수 있는 래퍼 자리도 없어서 각자 활동하게 됐죠.”


마스터우는 양현석의 눈에 들어 2000년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세븐, 휘성, 거미, 싸이, 지누션, 45RPM 등 앨범에 참여하게 됐고 지난해 솔로 2집 앨범까지 발표하면서 래퍼로 활동해 왔다.

디지털 마스터는 1999년 조PD 2집 앨범에 참여하면서 래퍼로 데뷔했다. 이현도, 싸이, 주석 등 정상급 가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랩 실력을 키워왔다.

마스터우 “엄정화는 나의 이상형”

데뷔앨범 타이틀 곡 ‘텔 잇 투 마이 하트’는 경쾌한 랩 위에 엄정화의 중독성 강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엄정화·지누션의 ‘말해줘’ 를 연상하듯 호흡이 척척 맞는다.

하지만 최근 엄정화는 YMGA 데뷔 무대 및 활동을 앞두고 이달초 절친했던 동료 최진실을 잃은 슬픔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엄정화는 마음을 추스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YMGA 데뷔부터 계속 함께 무대에 오르며 의리를 지키고 있다. YMGA는 엄정화에게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텐데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주셔서 많은 힘이 되요. 친누나처럼 정이 많고 의리파이신 것 같아요.”

마스터우는 엄정화의 팬임을 자청했다. 그는 “데뷔 초부터 좋아했던 배우”라며 “직접 만나보니 성격도 소탈해 정말 이상형”이라고 고백했다. 또 두 사람은 무대 콘셉트상 엄정화가 번갈아가며 안길 때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디지털 마스터는 “둘 중에서 누가 더 좋은지 골라보라고 하고 싶다”며 짓굿은 농담을 건네볼 생각이란다.


“국내 심의 기준 모호하다”

YMGA의 앨범에는 엄정화 이외에도 빅뱅의 지드레곤과 태양, 원타임의 테디, 스토니스컹크의 쿠시, 지은 등 YG엔터테인먼트의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마스터 우는 수록곡‘리얼토크’를 함께 부른 태양에 대해 국내 최고의 알앤비 가수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목소리가 맑아서 참 좋아한다”며 “태양의 매력을 더 뽑아낼 수 있었는데 내가 부족해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디지털 마스터는 “대단한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었던 건 YG엔터테인먼트이기에 가능했던 라인업”이라고 밝혔다.

특히 YG 패밀리의 힙합 단체곡 ‘왓’에도 걸출한 멤버들이 참여했다. YG 패밀리의 힙합 단체곡은 ‘멋쟁이 신사’ 이후 6년 만이다.

“대중적이지 못한 곡인데 YG 패밀리의 참여 덕분에 이슈가 됐죠. 음악이 먼저 나온 상황에서 랩 참여를 부탁했는데 지드레곤이 제일 먼저 참여해줘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외에도 테디, 쿠시가 자기 일처럼 곡을 만들어줬죠.”(마스터우)

하지만 ‘왓’은 욕설 가사로 인해 지상파 방송 3사에서 방송불가판정을 받았다. 디지털 마스터는 ‘왓’의 방송불가판정과는 별개로 국내 심의 기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국내 곡 중에서 가사에 ‘F’라는 글자가 나오면 안 되요. 그런데 팝송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더라고요. 영어는 못 알아들으니 팝송에선 욕을 해도 되고 국내 힙합은 안 된다고 하는 꼴이니 어이가 없죠. 또 가요에서 욕 비슷한 게 나와도 심의에서 넘어가는데 힙합은 무조건 문제를 삼더라고요. 모호한 심의 기준 때문에 헛웃음만 나오네요.”

이제 막 데뷔 무대를 가진 YMGA는 자신감이 넘쳤다. 경쟁 그룹은 없단다. 단지 YMGA만의 힙합 스타일을 키워나가겠다는 목표만 있을 뿐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