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BS 2TV‘ 내 사랑 금지옥엽’에서 기존 이미지를 깨부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탤런트 지현우. 그는“제 연기의 가장 중요한 바탕은 일상생활에서 만났던 주 변 사람들의 평범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
기타리스트·DJ로도 활약… "라디오에서 가장 솔직해져요"
선량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던 지현우(24)가 요즘 매섭게 변했다. KBS 2TV '내 사랑 금지옥엽'에서 그는 까불거리며 수많은 여자들을 농락하는 바람둥이 치과의사 신호.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여자에게 "절대 너와는 결혼할 수 없다"며 독설을 퍼붓는 '나쁜 남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여자 울리는 바람둥이가 왜 저렇게 귀여운지 모르겠다"며 더 관심.
"경쾌하게 연기해서 그렇겠죠. 아버지의 사랑이 주제라 작품 전체가 자칫 무거워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만큼은 어깨에 힘을 쫙 뺐어요. 게다가 자기가 바람둥이라고 말하는 친구는 진짜 바람둥이가 아니거든요. 신호는 좀 모자란 바람둥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미운 짓을 해도 밉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신호는 공중 보건의로 근무하던 시절, '재미'로 연애를 하다가 갓 스물 된 보리(홍아름)가 임신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고는 고민한다. 보리는 "결혼 아니면 죽음"이라며 압박하지만 신호는 한 번 '실수'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는 게 끔찍할 따름. 지현우는 "제가 신호라도 정말 싫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드라마에서는 가족들 설득 때문에 억지로 결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휴우~."
그는 "예전 같으면 백이면 백 시청자들이 모두 신호를 욕했을 텐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며 웃었다. "세상이 바뀐 거겠죠. 아이가 생기면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불행한 삶이 뻔히 보이는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결혼하지 않는 게 낫다는 거죠. 오히려 보리를 나쁘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어요."
"지금까지 사귄 여자친구 숫자"를 묻자 "좀 애매하다"고 한다. "길게는 1년 반 짧게는 3개월 사귀었는데 숫자를 딱 정해서 말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는 자신의 외모를 별로 믿지 않는 배우였다. "90년대에 연기하겠다고 나섰으면 데뷔도 못했을 것"이라며 "장동건, 정우성씨처럼 딱 부러진 외모가 통하던 시절 아니었냐?"고 했다.
"쌍꺼풀도 없고 눈도 작고, 그냥 편안하게 생겨서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지현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기타를 연주했던 뮤지션이다. 지금도 밴드 '더 넛츠'의 기타리스트. "우리나라에서는 자기 음악을 하려면 얼굴도 좀 알리고 다른 방식으로 돈도 좀 벌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연기를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그룹 '문차일드'의 기타 세션 연주자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처음 세션 연주할 때는 1년에 50만원쯤 벌었나? 그런데 시청률도 얼마 안 나오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니까 세상에 한 달에 100만원씩 들어오더라고요."
더 넛츠는 '잔소리', '사랑의 바보', '쩜쩜쩜' 등의 히트곡을 발표한 인기 밴드. 하지만 그는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함이 앞선다. "밴드 더 넛츠가 아니라 지현우의 더 넛츠로 사람들에게 기억될까 봐 늘 조심스러워요." 지현우의 형, 지현수도 '로커 겸 배우'. 신해철이 이끄는 밴드 넥스트에서 건반을 맡고 있으며 '결혼' 등 뮤지컬에도 출연하고 있다.
요즘 지현우는 라디오 진행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선배 연기자 이훈과 함께 KBS 해피FM '미스터 라디오' DJ로 활약 중. "애 같은 형(이훈)과 늙은이 같은 동생(지현우)이 티격태격하는 방송이죠. 마이크 앞에 앉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제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