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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세' 첫방 호평...'온에어'와 달랐다

 



표민수-노희경 콤비의 KBS ‘그들이 사는 세상’(이하 그/사/세)이 화려한 첫 방송을 시작했다. 드라마 제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그/사/세’는 SBS ‘온에어’와 소재가 같아 제작 발표회 당시에도 제작진은 기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27일 첫 방송을 한 ‘그/사/세’는 ‘온에어’와의 차별성을 내세워 시청자들을 유혹했다. 좀 더 현실감 있는 리얼리티를 내세운 화면구성은 깔끔하고 스피디하게 전개했다.

‘그/사/세’가 ‘온에어’와 다를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노희경 작가에게 있다. ‘그/사/세’는 노희경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100% 사전집필을 끝낸 작품이다. 물론 ‘온에어’의 방영 전 일이다. 드라마 ‘온에어’가 편성에서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기획은 ‘그/사/세’가 먼저인 셈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아우르는 노희경 작가의 맛깔난 대본은 ‘그/사/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이유는 리얼리티를 내세운 현장감에 있다. 방송 종료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온에어보다 훨씬 현장감이 살아있다”, “정말 드라마PD가 된 느낌이다”라는 소감이 줄을 이었다. 드라마 속에는 실제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벌어지는 스텝들의 에피소드가 그대로 녹아 있다. 이를 위해 노희경 작가는 취재에만 1년 여 시간을 보냈다. 노희경 작가가 현장에서 발로 뛰며 취재한 에피소드가 현실감 있게 녹아 드라마를 한층 빛나게 만들었다.

‘온에어’와 ‘그/사/세’가 다른 세 번째 이유는 소재는 같으나 주제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온에어’가 드라마 제작 과정을 아우르며 배우와 매니지먼트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면 ‘그/사/세’는 드라마 제작국 내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드라마PD의 직장 이야기와 그들의 사랑을 매끄럽게 표현하고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드라마 속 등장하는 송혜교의 내레이션이다. 내레이션과 어우러진 이야기 전개는 미드의 형식을 닮아있었다. 물론 미드에만 내레이션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방송된 MBC ‘달콤한 인생’(극본 정하연 연출 김진민)에서 주인공들의 내레이션은 소설 같은 느낌을 주어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내레이션은 인물에 대한 감정의 이해도를 높이는 반면 지루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표민수 감독은 인물 간 대사 처리 후 혹은 긴박한 순간에 내레이션을 삽입함으로 지루하거나 늘어지는 느낌에서 자유롭게 만들었다. 오히려 인물들의 깊은 내면 연기가 필요한 부분에는 상황에 따른 행동으로 연출해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예를 들면 송혜교가 남자친구의 사진을 찢은 뒤 잠들지 못하고 탁자 앞에서 사진을 이어 맞추고 있는 장면이 있다. 만약 이 부분에 내레이션이 삽입 되었다면 지루했을지 모른다. 표민수 감독의 감각적이고 대본에 충실한 연출은 드라마를 한 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또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이 아닌 반 사전제작으로 지난여름부터 촬영에 들어간 보람이 있는 감각적인 화면이 그려졌다.

한편, ‘그/사/세’는 ‘연애결혼’의 후속 방송에도 불구하고 2배 가까운 시청률(AGB닐슨) 향상을 보여 7.7%를 기록했다. MBC ‘에덴의 동쪽’은 24.2%, SBS ‘타짜’는 12.9%를 나타냈다. 월화 드라마 시청률 3위의 불명예를 갖고 시작하지만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면 언제든지 역전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펼쳐질 ‘그/사/세’와 골리앗 ‘에덴의 동쪽’ 맞대결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