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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향 “‘아주 그냥 죽여줘요’가 노래일까”

 



중년 가수 김도향(64)이 현재 한국 대중음악 흐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김도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금 한국 대중음악에는 시대의 철학이나 맥락이 빠져있다”면서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대를 약간 앞서가는 ‘자극’만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그 자극적인 부분이 전체로 가고 있어 우려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아주 그냥 죽여줘요 라고 하는 건 노래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도향은 “현대 대중음악이 한류도 만들고 시스템도 어느 정도 구축하고 있지만 음악의 자극적 비유와 춤이 합져져 마치 한국의 대중음악인 것 처럼 잘못 전달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김도향은 “과거 대마초 시절 싱어송 라이터들의 음악들은 표현된 것들이 순간순간 철학적이고 정서적이고 순수한 면이 있었다. 김민기의 ‘아침이슬’도 그것에 포함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대중가요는 천재적 요소가 사라졌다”면서 “IT 발달로 음반시장은 죽어간다. 팬과 소통을 잘 이뤄낸 극소수를 제외하면 공연 시장은 거의 죽었다”고 개탄했다.

김도향은 음악의 효용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어릴 때 좋은 음악을 많이 들으면 가슴속에 남아있다. 그 음악은 지금의 서정을 채워주고 삶을 풍요롭게 한다”면서 “지금은 자극과 살벌함만 남았다. ‘낭만에 대하여’를 쓴 최백호도 노랫말이 안나온다더라”고 했다.

김도향은 “얼마전 열린음악회에 조영남과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60대 현역 가수는 이제 너와 나 둘뿐이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히트곡 한곡 나오면 10년 가는데 우리는 1~2주간 소비된다. 뭔가 잘못된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김도향은 “지금 한류가수들은 허상 부분이 많다. 일본 미국 한국을 섞은 자극제는 자꾸 맞으면 내성이 생긴다. 한국적 감성을 더 표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도향은 최근 윤형주 강인원 등 중견가수들과 함께 젊은 세대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현 가요계에 대한 안타까움의 목소리를 높이고 뒤늦게나마 중장년음악의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