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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팬 열광시킨 배종옥-노희경표 작품

 



 배종옥이 돌아왔다. 여 형사로 분해 종횡무진 브라운관을 누비던 그녀가 가죽잠바를 벗었다.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벗어나 여배우라는 화려한 옷을 입었다. 단기간 내에 이런 파격 변신이 가능했던 이유. 그만큼 배종옥이란 배우의 연기 폭이 넓기 때문이다.

그런 배종옥의 진가를 가장 잘 살려주는 이는 누가 뭐래도 노희경작가다. 서로의 각본과 연기에 시너지 효과를 내며 환상 호흡을 자랑한 노희경-배종옥 콤비는 드라마의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로 인해 팬들은 즐겁다. 팬들을 열광시킨, 노희경 배종옥 표 세 작품을 꼽아본다.

무엇이든 최초가 된 드라마 ‘거짓말’

1998년 방송된 KBS2 ‘거짓말’의 존재는 이질적이다. 당시의 드라마 판에서 ‘거짓말’은 저조한 시청률을 올렸음에도 불구 크게 호평 받았다. 트렌디 물과 뻔한 통속극들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공중파 컬트 드라마’라는 새 장을 열며 작품만의 개성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일명 ‘폐인 드라마’의 시초가 된 작품이다. 방송사상 최초로 드라마 동호회를 탄생시켰으며 이를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가 ‘마니아 문화’의 첫 발을 내딛었다. 즉 1세대 폐인드라마의 입장에서 후속주자들의 기틀을 닦아 놨다 평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안에서 배종옥의 존재는 빛났다. ‘불륜녀’로 분했음에도 악하지 않았고, 사랑만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지도 않았다. 노희경 작가가 매 작품에서 강조하는 ‘사랑-이해-용서’가 절묘하게 조화되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됐다.

가족 나아가 엄마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운 ‘꽃보다 아름다워’

주로 감각적인 도시여성을 연기해온 배종옥이 2004년 방송된 KBS2 ‘꽃보다 아름다워’를 통해 억척스런 이혼녀로 분했다. 생선가게에서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우리네 ‘어머니’역할이었다. 작품 속에서 그녀는 일상적인 아픔을 겪고 소소한 로맨스도 경험했다.

‘꽃보다 아름다워’는 가장 ‘노희경스러운’작품이다.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렸음에도 일반적인 ‘홈드라마’와는 차별화 된. 그럼에도 인간미가 물씬 넘치는 수작이다. 작품은 사람과 사람과의 화해를 그리고 그 안에서 용서를 이끌어내고 화합을 이뤄내며 김명민 한고은 김흥수 등의 스타를 배출해냈다. 비록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배종옥은 극의 중심축 역할을 해내며 작품의 인기에 크게 기여했다.


배종옥을 위한 배종옥에 의한 ‘굿바이 솔로’

“내가 가르쳐 줄까? 진짜 쿨 한 게 뭔지? 진짜 쿨 한 게 뭐냐면 진짜 쿨 할 수 없단 걸아는 게 진짜 쿨 한 거야.”

2006년 방송된 KBS2 ‘굿바이 솔로’에서 배종옥은 ‘쿨한 여자’였다. 그녀가 분한 영숙은 미스터리하지만 가장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은 인물이기도 했다. 세련미로 중무장한 작품 속에서 그녀는 시니컬함으로 아픔을 숨기고 있지만, 과거에 얽매여 눈물 흘리는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상처’에 대한 고찰을 토대로 완성된 ‘굿바이 솔로’는 새로운 시도로 중무장한 작품이다. 회상과 환상이 존재하고 내레이션 기법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실험적이지만 완성된 작품으로 탄생됐다. 그 안에서 배종옥은 나문희와 함께 원숙미 넘치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추 역할을 해내 호평 받았다.

노희경-배종옥 콤비가 다시 돌아왔다. KBS2 월화 극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전작에서 보여줬던 잔잔한 힘을 또 한 번 보여줄 예정이다. ‘신뢰를 주지 않는 배우, 작가’로 정평이 난 두 사람이 또 어떤 감동의 목소리를 낼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