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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20%를 넘기며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아침 드라마 '며느리와 며느님'의 주인공 순정 역의 문정희 얘기다. 올 상반기 금요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이하 달콤시)의 남유 역으로 일약 이름 석자를 알리더니 곧바로 일일 아침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들어가 10% 초반의 시청률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 "최근 갈등이 고조되면서 더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계세요. 작은 며느리로 들어와 시집살이를 감내하며 지내왔는데 뒤늦게 들어온 큰며느리가 몰래 낳은 아이가 자기도 과거에 사귀었던 남자의 아이였던 사실이 밝혀지게 되거든요." 순정은 '없는 집 며느리'. 반면 뒤늦게 들어온 큰며느리 주리(김연주)는 '있는 집 며느님' 대접을 받아왔다. 대립되는 두 며느리의 구도도 주부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흡입력을 발휘하며 극의 갈등을 고조시켜준 상황. 압박과 설움 속에 살아왔으나 조금씩 자아를 되찾아나가면서 급기야는 이혼하고 사업에 성공하는 길을 가게 될 예정이다.
'달콤시' 때의 남유 역은 독립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당당하게 살아나가는 모습 등이 실제의 자신과 닮은 점이 많아 연기하기가 쉬웠던 게 사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큰 도전이었다. "실제의 저와 캐릭터의 갭이 너무 커서 힘들어요. 실제의 나라면 그렇게는 못 살 것 같거든요. 극적인 효과를 노리다보니 다소 비현실적으로 그려지는 점이 있겠죠. 대본을 읽고 또 읽으며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노력해요."
요즘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었다 어렵다고들 난리지만 문정희에게는 남의 일 같다. '달콤시'가 끝나자마자 '며느리와 며느님'에 들어가더니 다음달초엔 사극 '천추태후'의 촬영에 들어간다. 타이틀롤인 천추태후(채시라)와 중반 이후부터 기싸움을 벌이게 될 문화왕후 역으로 최근 캐스팅됐다. 브로드웨이의 한 유명 프로듀서가 스타성에 영어까지 되는 그녀를 눈여겨보고 러브콜을 보내왔으나 '천추태후' 출연 때문에 미뤘다니 머지않아 우리나라 최초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스타를 만날 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생. 장동건 이선균 오만석 등과 동기.
4차원 소녀 별명을 가진 '달콤시'의 최강희가 "진짜 4차원은 문정희"라는 얘기를 했다길래 정체가 궁금했는데 인터뷰를 마칠 무렵이 되니 감을 잡을 것도 같다. 판소리를 위시, 살사댄스 태권도 등 취미가 다양하다. 10년간 해온 살사댄스는 선수 수준. 1주일에 한번씩 토요일마다 집에서 성경공부 모임도 갖는다. 최강희가 골수 기증을 '그냥' 했듯 그녀도 이른바 선행이라는 걸 '그냥' 몰래 몰래 한다는 후문이다.
단아한 듯 하지만 자기 세계가 분명해 보이는 지성파 미녀. 조용한 듯 보이지만 속에 부글부글 마그마 같은 에너지를 비축한 듯한 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