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가 '업그레이드'된 입담으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비는 4일 KBS '상상플러스'에 2주째 출연, 우리말 맞추기 등의 게임에 응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아무리 특별게스트라지만 2주 연속 편성되는 것은 드문 일. '상상플러스'는 지난주 방영분이 아깝기라도 했는지, 지난 방송에서 비가 재미있게 말한 부분을 하이라이트로 또 내보내기도 했다.
비는 이번 5집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에 따라 이야기 주제도 바꿔가며 능숙한 '예능 소질'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SBS '야심만만-예능선수촌'에 출연해서는 과거 여자친구와의 연애담과 초등학교때 '왕따'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시청자가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MBC '무릎팍도사'에서는 흥미진진한 할리우드 이야기와 눈물 섞인 고생담으로 다른 출연자보다 긴 방송시간을 배정받았다. '라디오스타'는 달랑 7분만 방영되는 아픔도 맛봤다.
시청률도 껑충 뛰었다. 특히 좀처럼 화제거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던 '상상플러스'는 톡톡히 재미도 봤다. 시청률조사기관 TNS미디어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방송한 '상상플러스'는 전국시청률 15.4%를 기록했다. 그 전주에 기록한 8.8%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
3일 방송된 '야심만만'은 전국시청률 12.5%를 기록했다. 이는 그 전주 시청률 9.8%보다 2.7%포인트가 오른 성적이다.
지난달 22일 방영된 '무릎팍도사'도 시청률에 정점을 찍었다. 비 출연분은 전국시청률 22.8%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거뒀다.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고정시킨 것은 대폭 부드럽고 유머러스해진 비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전에는 열심히 노력하는 몸짱가수, 월드스타의 이미지였다면 최근 비는 농담도 잘 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의 칭찬에 지나치게 겸손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적절하게 받아치는 여유는 상당히 신선하다는 반응. 또 '높아진' 위상에 따라 신비주의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더 친근하게 방송에 임하는 태도가 호감을 사고 있다.
비는 이와 관련, 혹독한 할리우드 진출 과정에서 생긴 여유라고 말한 바있다. 그는 "예전에는 안 부러지려고 내가 내 자신을 방어했다. 난 멋있어야 되고, 강해야 되고,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젠 무릎을 꿇어야 할 땐, 꿇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바람이 불어도 하늘하늘 흔들릴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는 8일에는 예능프로그램의 정상을 달리고 있는 SBS '패밀리가 떴다' 출연분이 방영될 예정. 지난주에 공개된 예고편은 벌써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가 가수로서, 스타로서뿐만 아니라 개인 '정지훈'에 대해서도 크게 호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