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를 재정비하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자신들이 선택한 길을 천천히, 그러나 쉬지 않고 달리려 한다. 김소환(기타, 프로듀서), 최민순(베이스), 정종규(드럼), 이승아(보컬)로 구성된 S.O.U.(Sound Of Us, 소우)가 그들이다. 2007년 6월 '인 라이프'(...In Life)를 발표한 S.O.U.는 1집 '이니셜 스텝'(Initial step)을 발표했다. 세상을 향해 내딛는 첫번째 앨범이란 의미를 담아 앨범 타이틀을 이렇게 정했다. 소우는 블르스와 재즈, 펑키에 근간을 두고 있다. 작사, 작곡은 물론 레코딩과 믹싱까지 하며 팀워크를 뽐냈다.
# 여성 보컬이 참 예뻐!
보컬 이승아(21)는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원숙미 있는 보이스 라인을 소화해 내 주목을 받았다. 타이틀곡 '안부'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 매혹적이다. 목소리도 예쁜데 실제로 만나보니 얼굴도 예쁜, 소우가 그렇게 자랑을 할 만한 친구였다. 이승아는 리더 김소환(35), 베이스 최민순(31), 드럼 정종규(28) 등 남자 멤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재능은 타고 났는데 거기에 더 노력을 하면 정말 완벽해 질 것 같다"는 충고 속에도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인터뷰가 있었던 날 최민순은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참석하지 못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어렸을 때 다친 목을 다시 다치는 바람에 주위의 걱정을 많이 사고 있다.
이승아는 오래 전부터 S.O.U.(에스오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던 이 그룹에 2년 전쯤 합류 했다. 지인의 소개로 오디션을 보게 됐지만 도전해 보지 못한 장르라 걱정도 됐다. 하지만 당당히 팀에 합류 했다. 이승아는 팀에 합류를 한 일을 두고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재학 중인 이승아는 록 밴드 멤버로 활동을 했었다.
# 재즈...어렵게 느껴진다!
재즈...우울한 날, 비가 오는 날 멋드러지게 재즈를 부르는 재즈 싱어가 멋지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다른 장르보다 더 여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소우는 재즈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앨범으로 '재즈의 대중화를 앞당기겠다'는 식의 거창한 포부를 내걸고 싶지는 않다.
처음 공부를 하고 좋아했던 게 재즈이고 그러다 보니 계속 재즈를 해 왔다는 김소환은 "재즈를 하루 아침에 다 아는, 누구나 좋아 할 수 있는 장르로 만든다는 것은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다 아는 대중 음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그간의 음악을 다 버리기도 힘든 것이고 재즈적인 느낌을 근간으로 대중적인 합일점을 찾고자 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은 과도기적인 시기라 다양한 장르가 실려 있다. 장르는 그렇게 특별히 구분 짓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다. '재즈다''가요다' 그렇게 결정 짓고 활동하는 것은 무의미 한 것 같다. 다음에는 어떤 음악이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혹시 댄스 음악을 할 수도 있느냐고 하자 "트로트도 괜찮다. 좋은 음악에 장르의 구분은 없다"고 시원스레 답했다. 드럼 정종규만이 "만약 댄스를 하면 난 안할래"라며 시니컬하게 농담을 했다.
재즈의 매력을 묻자 소우는 "재즈 매니아와 대중이 생각하는 매력이 다른 것 같다. 즉흥 연주를 할 때는 음악적인 대화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것이 매력이다"고 그 자유로운 재즈 선율처럼 재즈의 매력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 생계는 어떻게 꾸리냐고?
1, 20대의 청년들 뿐만 아니라 4, 50대가 되서도 밴드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고 밴드 활동 외에 다른 직업을 갖고 취미로 음악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그룹의 멤버로서 오로지 음악만 하고 있는 멤버들도 많다. 소위 '돈 안 되기로 유명한' 밴드를 하며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까 싶다.
소우는 "세션을 하고 작곡 같은 것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요즘에는 대학교 마다 실용음악과가 많이 생겼다. 예전에 미사리에 있는 클럽 같은데서 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실용음악 학원 같은 곳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시원스럽게 답했다.
소우는 그룹 이름을 '소우'라고 읽는 것에 대해서도 공포 영화 '쏘우'가 있어서 그렇게 불리는 것은 싫다며 '에스오유'라고 불리기를 원했다. 하지만 어쩌랴 '소우'라는 이름이 더 부르기 쉽고 정감있에 느껴지는 것을 말이다.
# 일에 집중하다 보니 결혼도 늦어졌네!
소우의 앨범 재킷을 보면 서정적인 향기가 물씬 풍긴다. 이들이 하는 음악을 담기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재킷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앤드류 윌리암 쉬라는 사진 작가의 작품이다. 프로패셔널하게 사진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다. 김소환과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세계 여러곳을 여행하며 자기가 바라보는 세계를 사진 속에 담는다. 현재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의 느낌을 담으려 하고 있다. 유일하게 소우의 앨범 재킷에 자신의 사진을 쓰도록 허락한 앤드류에게 고마운 마음에 금전적인 보상을 하려했지만 앤드류는 이를 거절했다. 김소환은 "술 값이 더 나갔다"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그에게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했다.
김소환도 그처럼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면서 살고 싶었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여러가지 생각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일만 하다 보니 결혼도 늦어졌다.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면 모를까 결혼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살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드럼을 더 열심히 연습해서 더 잘 연주하고 싶다"는 정종규 역시 여자친구가 없다.
큰 형인 김소환은 팀내에서 잔소리꾼이기도 하다. 정종규는 "한 번 혼내기 시작하면 3시간 동안 말을 한다. 그런데 결국에 들어보면 다 맞는 말이다"며 웃었다.
김소환은 "많은 노래가 10% 정도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의중이 담긴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일부 가요는 정작 앞에 나와서 노래하는 가수의 의중보다는 회사의 입장이 더 많이 들어간 경우가 많다"고 가요계에도 한마디 했다.
이제 막 1집을 발표하고 대중 앞에 선 소우, 그들의 음악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닿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순탄치 만은 않았던 길을 지금까지 걸어온 소우. 그래서 리더 김소환의 말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이제 좀 똑똑하게 주변 정리를 하면서 활동을 해야겠다. 일반 직장은 일을 하는 만큼, 무언가를 희생하는 만큼 보수를 받는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서 월급이 따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희생과 노력의 대가는 희망 밖에 없다. 리더로서 그 희망을 공급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