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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008년 가을 프로그램 개편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KBS는 10월 29일 오후 3시에 열린 제 597차 정기이사회에 TV와 라디오 가을 개편안을 보고했다.
KBS는 1TV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 포커스’ 명칭을 ‘미디어 비평’으로 바꾸고 ‘문화지대’ 편성시간인 금요일 밤 11시 30분부터 30분간 방송한다는 안을 진행시켰다. 2TV ‘시사투나잇’도 ‘시시터치 오늘’로 명칭을 바꿔 기존 시간대인 월~목요일 밤 12시 15분부터 30분간 방송된다.
2TV 저녁 8시대 일일연속극은 폐지되고 55분간 뉴스 시간대로 개편해 수도권과 지역별 뉴스, 스포츠 뉴스 등으로 편성한다.
라디오는 1R 채널 성격을 ‘24시간 뉴스채널’에서 ‘시사정보채널’로, 2R은 ‘종합채널’에서 ‘오락채널’로 변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측은 가을 개편은 오는 11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이 같은 내용은 보고내용일 뿐이며 “개편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라 확정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가을 개편과 함게 MC 교체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년간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진행을 맡은 가수 윤도현과 5년간 ‘생방송 심야토론’ 진행을 맡아온 시사평론가 정관용의 프로그램 하차가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KBS의 간판 MC인 두 사람이 하차하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지만 KBS 측은 “비용절감과 신인들의 출연 기회확대를 위한 결정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내부 MC를 적극 기용하고 라디오 신인 MC공모도 시행해 제작비를 절감하겠다는 의지다. 막대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제작비 절감을 위해 출연료가 비싼 외부 MC의 기용은 자제하고 내부 기자와 아나운서를 대거 투입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광고가 하나도 붙지 않았던 ‘돌아온 뚝배기’ 후속 작품을 편성에서 빼고 제작비 대비 효율이 높은 뉴스를 편성, 5년 만에 KBS 21기 공채 탤런트가 부활, 외부 MC를 대폭 줄이고 내부 MC를 대거 기용하는 것 등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관용이 ‘시시토론’을 하차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의견’이 반영된 결정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지만 KBS는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가을 개편과 함께 KBS가 대대적인 긴축정책에 들어갔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정관용은 토론 프로그램 MC 중 가장 중립적으로 매끄럽게 진행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MC직 하차와 함께 진보 성향을 띤 언론의 이사직을 역임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오히려 약간 보수쪽인 줄 알았는데 의외다”고 말할 정도다. 윤도현 역시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진행자로 특색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만들어갔다. 이들을 단순히 ‘제작비 절감’이라는 이유로 교체한다는 것은 공영방송 KBS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또 시사 프로그램 폐지를 철회하고 명칭 변경이라는 꼼수를 쓴 점도 찜찜함을 버릴 수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