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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을 보며 송강호의 드롭킥에 맞아보고 싶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흔들리는 도쿄’의 주인공 카가와 테루유키가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드러냈다.
‘도쿄’ 시사에 맞춰 내한한 카가와 테루유키는 15일 오후3시 서울 용산CGV극장에서 열린 ‘도쿄’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살인의 추억’을 보며 송강호의 드롭킥에 맞아보고 싶었을 정도로 좋아한다”며 “봉준호 감독은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되면 계속 같이 작업하고 싶은 감독”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가와 테루유키는 “봉준호 감독은 커다란 50m짜리 크레인차를 이끄는 운전수와 같다”며 “크레인 끝에는 아주 미세한 것까지 비추는 거울이 붙어 있어 거대한 것과 미세한 것을 동시에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카가와 테루유키는 영화 ‘살인의 추억’ 중 밭에서 현장검증을 할 때 송강호가 발자국을 쫓다가 트럭이 지나가 발자국이 사라져버리는 장면을 예로 들며 “그 장면을 한 컷으로 찍었는데 이것은 분명 철저하고 꼼꼼하게 몇 번에 걸쳐 찍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해보니 역시 큰 것과 작은 것을 동시에 진행하는 점이 내 예상과 다르지 않아 흡족했다”고 봉준호 감독과의 촬영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어 테루유키는 “‘살인의 추억’은 내가 구멍이 나도록 봤던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라스트신의 송강호의 얼굴은 몇 번을 찍었는지, 어떻게 찍었는지 현장에서 5번 정도 감독님께 물어봤을 정도”라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송강호의 그 표정과 ‘유레루’의 마지막에 내가 지었던 표정의 애매함이 닮아있다는 일본 평론가의 지적에 속으로 ‘됐구나’ 하며 좋아했을 만큼 내게 ‘살인의 추억’은 소중한 영화다”고 덧붙였다.
파워풀함과 진지함에 배어나오는 코믹한 요소가 있어 한국영화를 좋아한다는 그는 “봉준호 감독과는 속에 같은 종자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종자끼리 서로 공명이 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던 것 같다”며 “‘살인의 추억’ 이후 ‘괴물’ 같은 영화를 만든 봉준호 감독의 크기에 일본 모든 영화인들이 경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도쿄’는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 중 한 작품으로 11년째 집안에서만 생활하던 히키코모리(카가와 테루유키 분)가 피자배달원 소녀(아오이 유우 분)를 사랑하게 되면서 집밖으로 나오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쿄’는 프랑스, 일본, 한국 합작영화로 미셸 공드리 감독의 ‘아키라와 히로코’, 레오 까락스 감독의 ‘광인’이 ‘흔들리는 도쿄’와 함께 상영된다. 국내에서는 23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