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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팬이라도 무조건 칭찬하는 건 싫어요``

 

 30분 늦게 도착한 SS501 리더 김현중은 헐레벌떡 포장마차에 들어서며 "혹시 타이어 타는 냄새 안 났냐"며 선수를 쳤다. 잠실에서 열린 한류 페스티벌 공연을 마친 김현중이 강남구 신사동 퀸 포장마차에 달려온 건 밤 11시.

"올림픽대로에 사고가 나 비상 깜빡이까지 켜고 왔다"는 김현중은 "대기실에서 치킨 몇 조각을 먹었는데 무지 배가 고프다"며 안주로 병어조림을 주문했다. 그는 "점점 소주 도수가 낮아져 이젠 다섯 병을 마셔도 잘 안 취한다"며 웃었다.


▶동대문에서 철야하는 부모님

혹시 단답형이나 이미지 관리에만 신경쓰면 곤란한데, 같은 염려는 기우였다. 김현중과의 취중토크는 아이들(Idol) 스타에게 가졌던 선입견을 불식시켜준 두 시간이었다.

"춤과 노래를 사랑한다"는 식의 정형화된 대답 대신 그는 "처음엔 SS501이 너무 싫었다"고 털어놨고, "집 앞에서 기다리는 소녀팬에겐 싫은 소리도 한다"고 말했다. "어른이 돼 나를 좋아한 걸 후회하게 될까봐 일부러 잔소리를 한다"는 것. "나는 비록 고등학교를 중퇴했지만 팬들은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고 김현중은 말했다.


-주량이 정말 다섯 병인가.

"컨디션 괜찮은 날은 더 마신다.(웃음) 근데 요즘 소주 도수가 19도로 낮아져서 불만이다. 소주가 순해지니까 여자들도 한 두 병은 거뜬하지 않나. 이게 다 소주 회사의 매출 확대 전략 아니겠나. 25도 두꺼비 진로 시절이 그립다."

-본격적으로 술을 마신 건 언제부터인가.

"고1때 자퇴하고 TGI 프라이데이에서 알바했는데 직장 선배들과 회식을 자주 했다. 서비스 직종이 스트레스가 많지 않나. 30대 과장 형들이 '오늘은 우리가 왕'이라며 술로 회포를 풀었다. 1년 반 일했는데 몇몇 형들과는 지금도 자주 연락한다."

-그 외모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했으면 소문이 자자했겠다.

"일할 땐 몰랐는데 그만둘 때쯤 몇몇 여성팬이 있다는 걸 알았다.(웃음)"

-아르바이트는 많이 했나.

"피자, 치킨 배달을 비롯해 신문도 돌려봤다. 일당 받는 막노동도 해봤고. 보기보다 거칠게 살았다.(웃음) 지금까지 부모님에게 용돈이란 걸 받아본 적이 없다."

-부모님은 어떤 일을 하나.

"동대문 시장에서 일하신다. 밤낮을 거꾸로 사셔서 얼굴을 거의 못 본다.(웃음) 속 많이 썩였는데 이제부턴 효도를 하고 싶다."

-자주 가는 술집은 어딘가.

"신천 근처에 사는데 재래시장에 단골 선술집이 있다. 닭발과 돼지 머리고기, 껍데기 안주를 좋아한다."

-드라마에도 캐스팅됐다. SS501도 개별 활동이 시작되는 건가.

"그렇다. 나는 '우리 결혼했어요'에 이어 '꽃보다 남자'라는 드라마에 출연하고, 정민이는 '그리스'라는 뮤지컬로 활동한다. 세 명은 프로젝트 그룹으로 무대에 선다."

-드라마에선 상위 0.1% 럭셔리 청년으로 나온다.

"승마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해외 촬영도 간다. 개인 전용 제트기도 탄다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 피부마사지도 열심히 받고 있다.(웃음) 전기상 PD님이 '현중아,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건 다르다'며 은근히 겁을 주신다."

-데뷔 초 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쑥스러운 기억이다.(웃음) 신인 때라 얼굴을 알리려고 두 달간 출연했다. 이번 드라마를 위해 연기 레슨을 받고 있는데 가수 출신이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싶다. '김현중한테 저런 면이 있었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연기력 논란에 휩싸일 경우 어떤 카드를 쓸 건가?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만약 벌어진다면 쓴소리를 받아들여야지. 나는 팬이라도 무조건 칭찬하는 건 반대다. 그 사람을 진심으로 아낀다면 아픈 얘기도 가감없이 해줘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는 거니까. 욕을 최대한 안 먹으려고 연기 선생님을 해외 촬영 때도 모셔갈 생각이다.(웃음) 경비도 내 출연료로 해결할 계획이고."

그는 이 드라마를 위해 '우결'의 12월 방송 분량을 모두 녹화해뒀다. 알렉스·신애 커플에 이어 '쌍추' 커플도 연말에 하차하게 된다. 김현중은 "노래와 연기, 어떤 게 더 힘드냐"는 질문에 "둘 다 호흡이 중요한 장르라 만만치 않다. 아직 연기가 조금 더 낯설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