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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찾아 삼만리'의 주인공이 멕시코인?

 

“미국 역사? 간단해. 처음엔 인디언을 갈취하고 그다음엔 흑인, 그리고 그다음엔 멕시코인을 갈취한 역사지.”

미국에 사는 멕시코인들은 미국 역사를 이렇게 요약한다. 매년 많은 멕시코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 국경을 넘는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단순노동에 종사한다.

16일 개봉한 ‘언더 더 쎄임 문’은 신파적인 ‘엄마 찾아 3만리’ 모티브에 멕시코 이민자들의 애환을 담아냈다. 영화의 주요 테마인 어린이의 순수함, 모자의 피끓는 사랑 등은 그닥 새롭지 않은 데다 전형적인 ‘착한’ 감동 영화이다. 하지만 멕시코라는 이색적인 분위기와 현실사회를 사실적으로 반영한 점이 영화를 특색 있게 만들었다.

“슈퍼맨은 어떻게 미국에서 일을 하나. 세금 낸 적도 없고, 주민등록증도 없는데…”처럼 슈퍼맨을 불법체류자로 묘사한 극중 노래는 멕시코인들의 애환과 위트를 보여준다.

멕시코에서 외활머니와 단둘이 사는 9살 꼬마 카를리토스(아드리안 알론소)는 LA로 돈 벌러 간 엄마 로사리오(케이트 델 카스틸로)와 다시 함께 사는 게 꿈이다. 어느날 외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죽자 홀로 남게 된 카를리토스는 국경을 넘어 LA까지 직접 엄마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카를리토스는 엄마가 사는 주소, 전화번호도 모른 채 무작정 엄마를 찾아나선다. 아는 단서라곤 LA, 도미노피자집 건너 빨래방 옆 공중전화이다.

어려운 상황은 어린아이를 성숙하게 만든다. 카를리토스는 나이답지 않게 의젓하고 씩씩하다. 동시에 아이다운 천진함과 귀여운 면도 가졌다. 이 꼬마는 국경을 넘어 LA로 가기까지 이민국에 걸릴 뻔하기도 하고 나쁜 어른들을 만나는 등 온갖 위기를 겪는다. 하지만 그의 용기와 희망, 낙천적 태도는 결국 모든 장애를 넘어 엄마를 만나도록 한다. 나쁜 어른들도 있지만 카를리토스에게 호의를 베푸는 착한 어른과의 우정도 따스하다.

멕시코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으며, 멕시코계 미국인인 ‘어글리 베티’의 아메리카 페레라도 단역으로 출연했다. 또 영화 음악에도 참여한 멕시코 인기 밴드 로스타이거스 델 노테는 극중 카를리토스에게 차를 태워 주는 밴드로 카메오 출연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미국에서 영화를 공부한 여성감독 파트리샤 리겐이 메가폰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