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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첫 주연 영화 '여름, 속삭임'(김은주 감독)이 개봉한 것.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작으로 제작비 5억원의 작은 영화였지만, 이영은에겐 '디워'나 '놈놈놈' 부럽지 않은 경험이었다.
이영은은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나오니까 엄마가 '지금까지 본 영화 중 제일 재밌다'고 하셨다"며 입이 귀에 걸렸다. '무지개 여신' '태양의 노래' 같은 일본영화를 DVD로 챙겨본다는 이영은은 "작년 8월 전주에서 촬영했는데 시간에 쫓기고, 출연료 비싼 고양이 때문에 굴욕도 당했지만 너무 행복한 한 달이었다"고 말했다.
2003년 '강호동의 천생연분'을 시작으로 '논스톱4' '풀하우스' '미우나 고우나' 등 TV쪽 활동에 치우쳤던 이영은이 영화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바르게 살자'에 이어 최근 캐스팅 된 '구세주-택시 드라이버'(CY필름, 황승재 감독)는 그의 첫 코미디 영화 주연작 1호다.
이 영화는 2006년 2월 190만명을 동원한 '구세주'의 속편. 1편에 이어 최성국이 황당한 사건에 엮이는 택시기사로 나와 이영은과 코멕 멜로 호흡을 맞춘다.
이영은은 "며칠 전 영화사에서 최성국 선배를 만났는데 보기보다 진지하고 건실해서 놀랐다"며 "김형자·임현식 선생님도 가세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했다. 그는 27일 크랭크 인 하는 이 영화에서 최성국이 운전하는 택시에 탔다가 무임 승차 승객으로 몰리고, 얼떨결에 최성국이 생명의 은인이 되는 황당한 상황을 맞게 된다.
"극 중 성국 선배가 제 목숨을 구해주거든요. 누군가가 저를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는 설정, 꽤 괜찮던데요.(웃음)"
이영은은 첫 드라이브에 대한 추억을 묻자 "끔찍했다"며 "하필 외제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수리비만 48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자동차키도 그날 당장 부모님께 압수당했다.
"요즘 지하철 타고 다녀요. 집이 강동구 쪽인데 잠실 교보문고 갈 때는 자전거를 애용하고요. 너무 쉽게 운전면허를 따서 그런가. 아직도 운전은 서툴러요."
헤드라이트처럼 큰 눈도 한때는 원망 대상이었지만 "칼 대지 않길 잘 했다"고 털어놓았다. "사람들이 큰 눈 때문에 되게 순진하고 정직하다는 느낌을 받나 봐요.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여기고 살아야죠.(웃음)"
고1때 스톰 모델로 데뷔한 이영은은 "만약 연기자가 안 됐다면 정말 평범한 백수가 됐을 것"이라며 "계원예고 다닐 때부터 규격화된 삶이 싫었고, 착한여자 콤플렉스에서도 이젠 벗어나고 싶다. 첫 코미디 영화를 통해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며 웃었다. "자유를 갈망한다"는 이영은의 질주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