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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드라마, 이제 '감성'으로 소통한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종합병원 2' KBS '그들이 사는 세상'

최근 전문직 드라마 성격을 띤 작품의 독특한 '감성코드'가 눈길을 끈다.

기존 전문직 드라마가 해당 직업군에 대한 묘사와 드라마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엮어왔다면 최근 몇몇 작품에서는 직업 그 자체보다는 '감성'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면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방송중인 MBC 수목 미니시리즈 '베토벤 바이러스'와 21일 첫방송하는 KBS '그들이 사는 세상' 11월 중순 방송예정인 MBC '종합병원 2'가 바로 그런 흐름을 대변한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 - 다양한 인간군상의 내면묘사로 감성자극

화제작 '베토벤 바이러스'는 국내 첫 '음악 드라마'를 표방한 작품이다. 이에 따라 작품은 오케스트라 연주 등의 장면을 통해 클래식 음악인들의 모습을 비교적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의 '핵심'은 '음악'이라기보다 예기치 못한 사건과 서로 간 부딪힘을 통해 보여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내면 묘사다.

음악적 완벽함을 추구하며 타인과의 소통을 잊고 살던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특유의 솔직함과 밝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일으켜세우는 두루미(이지아) 자신의 존재 의미를 다시금 찾으려 몸부림치는 50대 주부 정희연(송옥숙) 등 개별 캐릭터에 대한 심리묘사와 이들이 각자 영향을 주며 변해가는 모습은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화법 등으로 표출되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KBS '그들이 사는 세상' ·MBC '종합병원 2'- '관계'를 바라보는 휴머니즘적 시선

21일 첫방송하는 '그들이 사는 세상'은 애초부터 등장인물들의 애정구도를 극의 중심에 놓고 있다고 선언한다.

작품은 기획의도를 통해 "현대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의 동료와의 관계를 그림으로써 '동료애'라는 새로운 시선을 강조한다"며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이해뿐 아니라 모든 관계의 이해를 끌어내고자 하는 작품"이라고 밝히고 있다.

드라마가 줄 수 있는 휴머니즘적 시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11월 중순 첫방송하는 '종합병원 2'도 이런 면에서는 궤를 같이 한다.

덜렁거리고 코믹하지만 환자와의 친화력은 최고인 최진상 역의 차태현과 사법고시에 패스한 똘망똘망한 레지던트 정하윤 역의 김정은을 주축으로 한다. 이에 따라 작품은 병원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현실감있게 담아낼 예정이다

이처럼 '감성'을 중심으로 한 전문직 드라마가 속속 등장하는 데는 드라마의 로맨스·휴머니즘적 요소에 더 집중하는 한국 시청자들 특유의 정서가 존재한다.

일례로 지난해 비슷한 시기 방송한 병원 소재의 드라마 중 철저하게 사건 중심이었던 MBC '하얀거탑'이 수준높은 구성에도 평균 10%대 후반 시청률을 기록했던 데 반해 멜로 코드가 적절히 섞인 SBS '외과의사 봉달희'는 이보다 많게는 10%까지 시청률 격차를 벌리며 대중성 면에서는 앞선 바 있다.

CSI 류의 미국 전문직 드라마가 철저하게 '사건 중심'으로 구성되는 데 반해 한국 드라마는 전문직을 소재로 하더라도 멜로 코드가 녹아있어야 대중에 어필하기 쉬운 측면도 이같은 특성이 나타나는 데 일조했다.


여기에 젊은 세대들의 감성을 담은 드라마 제작에 대한 요구도 이같은 흐름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드라마에서 '전문직 드라마'는 아직까지 크게 각광받거나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가을 브라운관을 수놓는 전문직드라마를 표방한 작품들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