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김서형 "강한역 하다 결국 악역까지 왔네요"

 



1년 휴식 끝내고 SBS '아내의 유혹'으로 복귀

지난해 6월 공포영화 '검은 집'과 SBS TV 드라마 '연인이여'를 동시에 끝내고 '휴가'를 떠났던 배우 김서형(35)이 1년여의 긴 여행을 끝내고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그는 3일 첫선을 보이는 SBS TV 새 일일극 '아내의 유혹'에서 주인공 은재(장서희 분)의 모든 것을 빼앗는 애리 역을 맡아 서늘한 악역 연기를 펼친다. 늘 개성 강하고 센 느낌의 역을 맡아온 김서형이긴 하지만 악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고보니 악역은 정말 처음이네요. 이번에는 확실히 나쁜 쪽으로 주저없이 질러야하는 캐릭터입니다. 저는 그래도 애리에게 일말의 변명이나 눈물을 주고 싶었지만 작가 선생님이 그러지 말고 그냥 나쁘게 하라고 하시네요.(웃음)"


'아내의 유혹'에서 애리는 은재네 집에 얹혀 살면서 은재의 모든 것을 부러워하다 결국은 그의 모든 것을 빼앗는 인물이다. 은재의 남편 교빈(변우민)을 유혹해 그의 아이까지 낳고, 마침내 은재 대신 교빈의 아내가 된다.

"애리는 신분상승 욕구가 크고 질투가 심한 인물이에요. 성장 과정에서 늘 자신은 은재 뒤에 가려져 있었다고 생각하죠. 결코 가볍지 않은 역이다보니 촬영 초반 3주간은 고생 많이 했어요.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나 의심스러웠죠."

그는 "은재나 애리나 뒤죽박죽 인생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것 같다"면서 "애리가 나쁜 애이긴 하지만, 어떻게해서 낳았든 자기가 낳은 아이에게 가정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교빈과 결혼하려고 하는 점은 이해가 간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박신양의 이혼한 전 와이프로 나와 차분하고 지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김서형은 주로 강하고 도발적인 이미지로 어필해왔다.

"한때는 센 역을 맡기 싫어 도망다니기도 했어요. 계속 그런 역만 맡다보니 체력적인 소모도 커서 몸도 망가졌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만도 없잖아요. 대중이 제게 원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저 혼자 청순한 역 하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이렇게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열심히 하려구요. 하하."


그는 "작품 속에서 보여준 거침없고 당당한 캐릭터들은 실제 내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에는 소심하고 여린 구석도 있어 종종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며 웃었다.

김서형은 지난 1년간 국내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정처없이 여행을 했다. 어떤 때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짐도 안 풀고 다시 가방을 들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 떠난 적도 있다.

"사람에 대한 회의, 일에 대한 회의가 들었어요. 그래서 1년 넘게 여행만 다녔어요. 다 잊고 떠나는 여행이 제게는 스트레스 해소법인 것 같아요. 여행에서는 걸어만 다니면서 돈도 잘 안 써요. 그러면서 많이 보고, 생각하죠. 이번 여행에서는 그래도 내 주변에는, 일터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또 저 자신을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울증으로 고생할 뻔 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극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