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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손예진의 2번째 남편역… "연기변화 절실, 3번 오디션 끝 합격"
"그러는 형님은 왜 인아씨랑 헤어지지 못하십니까?"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자신의 아내와 결혼한 남자에게 "자네는 왜 인아와 결혼했나?"라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감독 정윤수ㆍ제작 주피터피름)의 또 다른 남편 재경의 대사다.
얄밉기는 하지만 어딘지 미워할 수 없는 유약한 남자 재경을 실감나게 연기한 배우 주상욱. MBC <춘자네 경사났네>(극본 구현수ㆍ연출 장근수)의 이주혁, KBS 2TV <아빠 셋 엄마 하나>(극본 조명주ㆍ연출 이재상)의 정찬영 역 등 주로 반듯한 역할만 했던 배우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막상 만난 주상욱은 콧날과 목소리가 굵은 호남형이었다. 그는 "평소엔 말이나 행동에서 '남자'이기를 추구하는 사람이에요"라며 "시사회를 본 지인이 '너 아니잖아? 평소와 너무 달라'라고 하는데 오히려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주상욱은 세 번의 오디션 끝에 <아내가 결혼했다>의 재경을 맡았다. 신선하고 매력적인 배역인 데다, 스스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배역이라 욕심이 났다. 재경에 대해 철저히 분석을 하고 세번째 만났을 때에야 감독이 출연을 승낙했다.
남편이 있는 여자와 또 한 번 결혼을 감행하는 '자유로운 영혼' 재경. 그는 어떤 마음으로 재경을 연기했을까.
주상욱은 "재경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산다는 설정은 하지 않았어요. 주인아라는 인물을 만났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아마 손예진이 아닌 다른 배우가 주인아를 맡았다면 설득력을 잃었을 수도 있었을 듯 해요"라고 말했다.
주상욱은 영화 속에서 덕훈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듯 선배 김주혁에 대해 남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다.
"주혁 형의 연기는 정말 제가 지향하는 스타일의 연기에요. 한 번은 '형,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해요?'라고 여쭸더니 '자연스럽게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셨어요. 정말 어려운 일이죠. 저도 보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앞으로도 계속 해 나가고 싶어요.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은어로 우수한 능력의 남자) 말고요. 평범한 캐릭터를 맛있게 살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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