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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감적인 여배우 추자현이 영화 ‘미인도’의 기생 설화 역으로 올 가을 노출 시비에 휘말렸다. 누아르 '사생결단'에서 마약에 중독된 한 여인의 삶을 온 몸으로 보여줬던 그녀가 충무로의 뇌쇄적인 요부 계보를 이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요염한 매력을 뽐내고 있는 이미숙은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의 조씨 부인으로, 강성연은 영화 ‘왕의 남자’(2005)에서 장녹수로, 김민정은 영화 ‘음란서생’(2006)에서 정빈 역으로 요부의 마성을 드러냈다. 극중에서 타고난 미모와 고혹적 눈빛으로 사내를 홀리고 그들의 몸과 마음까지 사로잡는 요부 역으로 열연을 펼친 그녀들이다.
영화 속 요부들의 기본 조건은 무엇일까? 눈빛만으로도 사내를 홀릴 수 있는 미모는 기본이다. 교양이나 학식 면에서도 남자들에게 뒤지지 않으며 자신의 욕망에 거침없이 배팅을 할 수 있는 배포도 갖추고 있다.
자신의 배다른 동생인 조원과 아슬아슬한 게임을 벌이는 ‘스캔들’의 정씨 부인이나, 연산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장녹수, 왕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 음란서생 추월색과 사랑에 빠진 정빈까지. 모두 뇌쇄적인 외모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배포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추자현은 13일 개봉을 앞둔 ‘미인도’에서 ‘조선의 꽃 중의 꽃’ 설화로 변신해 빼어난 가야금 연주는 물론이고 그림에 대한 심미안까지 지닌 당대 최고의 기녀로 변신한다. 조선의 모든 사내가 탐하는 여인이지만 정작 설화는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는 유일한 남자 김홍도 때문에 위험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세상의 모든 사내를 품는다는 천하의 요부도 결국 사랑 때문에 운다. ‘스캔들’의 정씨부인은 조원이 세상을 떠난 후에야 욕망의 덧없음을 깨닫고, ‘왕의 남자’의 장녹수는 연산의 외로움을 채우는 이가 자신이 아닌 남자 광대라는 사실에 분노한다. ‘음란서생’의 정빈은 자신의 순정이 음란소설의 소재로 이용됐다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 ‘미인도’의 설화는 그녀의 유일한 사랑 김홍도 때문에 신윤복을 향한 질투에 사로잡히고, 신윤복과 강무 그리고 김홍도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