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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와 통화 처음 1분간은 울음 소리만… "내가 뭘 잘못했니! 죽으면" 되풀이
마지막엔 "아이들·동생 잘 지켜줘" 가족들 부탁 당부
고 최진실은 자살을 왜 선택했을까. 스포츠한국이 최진실과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한 여성월간지 퀸의 김모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최진실의 유언과 다름없는 대화 내용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한다.
배우 최진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벌써 20여 일. 최진실은 자살 직전 불거진 25억원 사채루머와 관련해 괴로움에 몸서리치다 결국 세상을 등지는 극단적 방법을 택했다.
김기자가 전하는 당시 대화 내용을 통해 자살 직전의 심경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진실과 김기자와의 7분34초 간에 걸친 최진실의 마지막 통화를 김기자의 육성 기록으로 재구성했다. -편집자주-
10월2일 오전 12시47분. 전화벨이 울렸다. 누나(최진실)다. 스타와 기자의 신분을 넘어 누나와 동생으로 6년째 친분을 이어오고 있지만 요즘처럼 부쩍 누나가 힘들어 하는 시기는 없었던 것 같다. 휴대전화 건너 누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럽게 울기만 했다. 도대체 오늘 누나의 마음이 왜 엉망진창이 된 것일까? 누나가 이날처럼 울기만 한 적이 없어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누나는 한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누나는 "다 필요없어! 내가 뭘 잘못했니. 내가 죽으면 되는 거니"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누구랑 싸웠어? 왜 그래, 무슨 일이야"라고 되물었지만 똑 같은 하소연만 반복했다.
벌써 1,2분이 지난 것 같다.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눈물만이 가득 묻어 있었다.누나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울기만 하고 있다.
전화기 너머로 긴 한숨소리가 들리더니, 누나는 처연하게 울음을 멈췄다. 이어지는 목소리는 단호했다. 누나의 음성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누나는 "죽고 싶어. 아니 죽을 거야! 잘 들어, 00야. 마지막이니까 내 말 잘 들어"라며 이상한 말들을 쏟아냈다.
이런 말을 할 누나가 아닌데…. 누구보다 강한 게 누나인데…. 평소와 다른 누나의 모습에 오히려 내가 흥분했다. "그런 말이 어딨어! 누나가 왜 죽어! 보란 듯이 살아야지"라고 나도 소리를 질렀다. 두 아이의 엄마인데, 사랑하는 동생이 있는데…. 자꾸 약해져 가는 누나의 모습에 나도 눈에 물기가 고였다.
누나는 "00야. 다 끝났어. 미안해. 이제부터 내 얘기 잘 들어라. 우리 환희, 준희를 부탁할게. 잘 지켜줘. 미안해. 곁에서 도와주고 지원해줘. 미안하다"라며 침착한 당부를 이어갔다. 누나는 말끝마다 "미안하다"를 반복했다.
누나는 곧이어 "(너를 알게 된) 6년 동안 내가 힘들었던 것들, 그 진실이 뭔지 알잖아. 너를 믿는다(김기자는 이를 왜곡된 소문으로 힘들어 했던 최진실이 그 왜곡된 소문을 바로 잡아달라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왜 그렇게 약해지느냐고 애원을 했건만, 누나는 할말을 다 한 듯 전화를 끊었다.
예감이 이상했다. 평소 누나의 모습과 달랐다. 휴대전화로 연결을 하니 배터리를 내놓은 전원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가 들렸다. 누나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가족에게 누나가 이상한 것 같으니 살펴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별일 없어 보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아침. 누나가 했던 말들이 유언 아닌 유언이 되고 말았다. 지금도 누나가 했던 말들이 생생하게 귓가를 맴돈다.
먼저 떠난 누나의 고통을 도대체 누가 알까. 20여 일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세상에 말을 남긴 누나의 심정을 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아이를 지켜달라는 말, 동생 최진영을 도와달라는 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둘러싼 왜곡된 이야기를 바로잡아달라는 말…. 누나의 유언이었을까? 아마 세상과 이별을 감행할 정도로 고통을 겪은 누나는, 마지막 떠나기 전에도 남아있는 이들이 눈에 밟혔나 보다.
김기자는 최진실이 세상을 떠나기 직전 마지막 7분34초 동안의 통화 기록, 세상을 떠나기 나흘 전 김기자의 미니홈피에 남긴 글, 1년 전 최진실이 쓴 편지 등을 퀸 11월호를 통해 공개한다. 13페이지에 걸친 내용은 영면에 들어간 그의 생전 상황을 조금이나마 더듬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