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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슬혜 "연극판 미운오리, 영화계 백조로~"

 



'미쓰 홍당무' 창고신 실감 연기에 스태프도 배꼽… 신작 4편 동시출연 '충무로 최고유망주'

"극단에서 쫓아내서 많이 울었어요. 오호호."

배우 황우슬혜는 올해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신인 중 하나다. 영화 <미쓰 홍당무>(감독 이경미ㆍ제작 모호필름)에서 이유리 선생 역을 맡아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저는 가만히 있는데 (남자 교사들에게서) 왜 자꾸 전화가 오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울먹일 때는 얄미운 백치 미녀. 양미숙(공효진)의 계략에 휘말려 학교 창고에서 셔츠 단추를 풀고 "좌지까까"(라이터의 러시아어)를 외치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터진다.

스스로 "소심해요"라고 말하지만 황우슬혜는 이유리처럼 밝고 구김이 없어 보였다. 창고 장면을 위해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맥 라이언이 절정의 순간을 흉내 내는 장면을 녹음해 계속 들었다. 러시아어 역시 본토 발음을 청취하며 준비했다. 촬영 중 스태프들과 웃느라 NG가 났을 정도로 몰입했다.

공효진 이종혁에게 지지 않는 연기를 뽐낸 <미쓰 홍당무>는 놀랍게도 그의 데뷔작이다.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것 같지만 그는 1년6개월 가량 연극판을 전전했다. 무작정 대학로를 찾아가 포스터도 붙였고, <실크로드-숨쉬는 사람들> <개> 등 진지한 작품에 참여했다.

하지만 김태희와 엄정화를 섞어 놓은 듯한 조각 같은 외모의 그는 '연극판'에 어울리지 않았다. 극단에서는 연예 기획사에 들어가 TV 쪽으로 진출하라고 자꾸만 권했다.

"원래는 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지만, 고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이 되었는데 '비주얼 가수'를 시키려고 하시더라고요. 1개월 동안 곰곰이 생각했죠. 고등학교 졸업 후 연기를 시작 해야 겠다고 마음 먹고 이 길에 들어섰죠."

황우슬혜는 연극판에서 나온 뒤 한 대형기획사에 소속이 되었지만 3년여 기간 동안 일을 못 했다. 올해 본명 황진희 대신 황우슬혜로 예명을 정하고, 박해일의 소속사에 들어간 뒤 <미쓰 홍당무>를 비롯해 무려 4편에 출연했다.

연기의 스펙트럼도 넓다. <박쥐>에서는 송강호의 기적을 신봉하는 장애인으로 출연, 다리를 절고 얼굴을 새까맣게 칠했다.

<과속스캔들>에서는 차태현이 한 눈에 반하는 유치원 교사로, <펜트하우스 코끼리>에서는 장혁의 옛 애인인 정신과의사를 맡아 1인2역까지 펼친다. '충무로 유망주' 답다. 쉽지 않은 연기까지 섭렵하고 있는 그가 좋아하는 배우는 메릴 스트립과 나탈리 포트만.

"앞으로 꼭 해 보고 싶은 역이요? 갑자기 악역이 떠오르네요. 그저 인형 같은 배우는 되기 싫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