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데뷔… 6개월만에 소속사 문닫아
"시련딛고 2집… 애벌레의 화려한 부활"
소설 <꽃들에게 희망을>은 연약한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가 되기 위해 시련을 이겨 내는 과정을 담았다. 가수 서진영이 걸어 왔던 길은 이 책을 떠올리게 했다. 그가 숱한 고민과 시련에도 무대에 대한 집념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진영은 18세 때 데뷔 앨범 <퍼스트>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 뒤 두 번째 앨범 <별의 눈물>이 발매되기까지 7년의 세월이 걸렸다. 서진영은 인고의 세월을 버티고 이제 막 힘찬 날갯짓을 시작하려고 한다.
"당시 '여고생 가수'라는 별며으로 많은 분들께 사랑 받았죠. '시간이 쏜 화살 같다'는 말처럼 7년이 지났네요. 첫 앨범을 냈을 때와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무대에서 느끼는 행복은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서진영은 18세에 보컬 트레이닝 학원을 다니다 재능을 인정 받아 가수로 데뷔했다. 세상은 '소녀 가수'에게 관심을 보였고 그 역시 스타가 된 듯 우쭐했다. 하지만 쉽게 온 것이 쉽게 떠나기 마련이다. 서진영은 소속사가 갑자기 문을 닫으며 6개월 만에 '소녀 가수'의 활동도 함께 끝났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어요. 많이 울었죠. 하지만 그 기간이 없었다면 음악과 가수에 대한 소중함을 몰랐을 거예요. 지금의 제 모습이 있을 수 있는 건 지난 7년 간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믿음 덕분이죠."
서진영은 7년의 세월 동안 스스로 차근히 다져나갔다. 그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해 음악적인 이론을 공부했다. 학교 친구들과 우정을 쌓으며 몇 번의 풋사랑도 경험했다. 다시는 가수를 못할지 모른다는 불안도 없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또래들과 함께 웃고 울며 느꼈던 시간들로 그의 음악도 함께 성숙해 갔다. 그 시기에 참여했던 드라마 OST는 그에게 노래에 대한 감(感)을 잃지 않게 해줬다.
"앨범이 언제 나오느냐고 걱정하던 주변 분들 뵙기 민망했던 적이 많아요. 미래가 불안할수록 기초적인 음악 이론을 튼튼히 하려고 노력했죠. 시간을 낭비했다고 생각하기 않아요. 저를 튼튼하게 단련시킬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
서진영은 2002년 류승범 이미숙이 주연을 맡았던 드라마 <고독>의 수록곡 <나는 아닌 거니>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그는 2003년 윤석호 PD의 드라마 <여름향기>의 주제곡 <어쩌면>과 2004년 드라마 <구미호 외전>의 주제곡 <닮은 사람> 등의 노래를 부르며 'OST 전문가수'라는 애칭도 얻었다.
천천히 대중에게 다가가는 서진영의 뒤에는 '실력파' 음악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싱글 <눈물이 글썽>은 슬픈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가 서진영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잘 어우러진 곡이다. 작곡가 심현보의 작품이다. 작곡가 황성제와 정지찬이 프로듀싱에 가세해 완성도를 높였다.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서진영은 또 다른 비상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중국 아이들 스타인 유하오밍과 녹음한 중국어 듀엣 곡을 내년 초 발표할 계획이다. 틈틈이 중국어 공부를 하면서 큰 비상을 준비하는 서진영은 요즘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고 한다.
"이제 앞으로 달려갈 일만 남았죠. 이수영 백지영 선배들처럼 심금을 울리는 여자 보컬이 되고 싶어요.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경험을 노래로 풀어내고 싶어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작은 애벌레였던 제가 화려한 나비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