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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영화제, 30개국 참석… 질적 격상

 


 ■ 제11회 평양국제영화제

제11회 평양국제영화제(PIFF)가 지난달 17~26일 평양에서 열렸다. 다음 글은 이 영화제에 참석했던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의 수석 영화평론가인 데릭 엘리의 참관기를 간추린 것이다.

2년 주기로 열리는 PIFF에는 주로 유럽과 아시아 30개국에서 70여 명의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물론 한국과 미국 영화인들은 초대되지 않았다.

영화제 호텔은 양각도 국제호텔이었고 영화들은 4개의 스크린으로 된 평양국제 시네마하우스(개막식이 거행된 제1관은 좌석수 2,000석의 대규모 스크린) 등 8개의 스크린에서 매번 만원을 이룬 가운데 상영됐다. 평양에는 총 13개의 스크린이 있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독립, 평화 그리고 우애를 위하여'로 경쟁 부문에서 총 16편이 상영됐다. 심사위원은 모두 5명으로 위원장은 중국의 베테런 감독 황지안신.

개막작은 중국의 신파극 <부드러운 느낌(The Tender Feeling)>. 북한의 유일한 출품작인 <하늘을 나는 연들(The Kites Flying in the Sky)>은 관객으로부터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받았다. 표광과 김현철이 감독한 이 영화는 고아를 키우는 데 자기 생을 헌신하는 전 마라톤 챔피언의 실화.

2006년 영화제서 호평을 받은 북한 영화 <여학생의 일기(Schoolgirl's Diary)>에 비해 기술면과 극적 표현 면에서 모두 뒤떨어진다는 반응을 받았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 전 TV로 몇 차례 방영된 최초의 영화이며, 또 당국으로부터 재촬영 지시 없이 개봉된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다.

경쟁 부문 출품작 중 세계 첫 상영작은 없었으나 지난 영화제보다 양질의 영화들이 선을 보였다. 영국의 <어톤먼트>, 프랑스의 <페이지 터너>, 이탈리아의 <밤 버스>, 리투아니아의 <상실>, 독일의 <관광객들 오다> 등이 포함됐다. 기록영화와 단편들도 경쟁부문서 상영됐으며 특별 상영작으로 독일의 <위조자들>과 영국의 <엘리자베스 I: 황금시대>가 선을 보였다.

북한 영화계는 지금 재기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6~7편이 상영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는 연 평균 영화 제작 편수가 7~10편에 달하던 1970년대~80년대 수준과 맞먹는 것이다. 이 수는 90년대 들어 4~5편으로, 그리고 2000년 이후에는 1~2편으로 줄어들었었다.

김정일은 영화광으로 총 2만편의 영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5년 북한 영화계의 제작 상황에 크게 실망, 8개월 간 제작 중지령을 내리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영화 제작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고른 25편의 '세계 걸작'을 보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번 영화제에는 총 12만 명이 입장한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