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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어제보다 오늘 더 깊어진 감성



5집 'Here I Am'으로 컴백

고운 미성·애절한 노랫말… 마음 움직이는 음악!

공연도 하고 해외도 진출… 팬들과 더욱 가깝게~

가수 김종국이 2년6개월 만에 5집 앨범 <히어 아이 엠(Here I Am)>으로 돌아왔다. 김종국의 모습은 그의 타이틀 곡 제목처럼 '어제보다 오늘 더' 멋있었다. 복무 전 모습에 비해 조금 말랐다. 피부도 구릿빛으로 변해 있었다. 세월과 함께 여유가 느껴지는 남성미를 갖춘 듯 보였다.

김종국은 여유있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걱정부터 늘어놓았다. 급변하는 가요계에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엄살'을 쏟아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 데뷔 이후 꾸준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던 그였다. 난생 처음으로 가진 2년6개월의 공백기가 무겁게 느껴진 모양이다. 그는 아마도 듀오 터보와 솔로 활동, 그리고 군 복무에 이어 연예계 생활의 네번째 막을 올리게 된 떨림을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김종국이 말하는 '음악 인생' 4막을 들어봤다.

#기(起)= 음악을 만나다.

'인생의 최고의 행운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종국은 주저 없이 '음악과의 만남'을 얘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그는 일찍이 가수로 진로를 정했다. 댄스 그룹 터보의 보컬로 가수 활동을 시작할 당시 그의 나이가 18세였다.

"제게 음악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만으로도 의미를 가진 그룹이 터보죠.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으면 무엇을 했을까 생각해 봤는데, 없더라고요. 형처럼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죠.(친형은 현재 성형외과 의사다) 그나마 가수를 할 기회가 생긴 것에 제 인생의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터보는 6년 동안의 활동을 마치고 2001년 해체할 때까지 <회상><검은고양이><어느 째즈바> 등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김종국은 터보 활동을 통해 가수는 얼굴이나 퍼포먼스가 아닌 음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걸 배웠다. 김종국은 "사실 터보는 잘생긴 멤버도 없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그룹도 아니에요. 게다가 말도 많았고 사건도 많았죠. 음악이 좋았기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거 같아요. 결국 가수는 무엇보다 좋은 음악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죠"라고 말했다.

#승(承)= '한 남자'가 되다.

김종국은 솔로로 데뷔하던 시기 좌절과 행복을 동시에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2001년 첫 번째 솔로 앨범을 발표했을 당시 대중의 반응은 차가웠다. 댄스 그룹의 멤버가 솔로 발라드 가수로 변신한 것을 대중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이후 2집 앨범을 발표하기 전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철저히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2004년 2집 앨범의 타이틀 곡 <한 남자>로 인해 그는 완전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었다. 이어 2005년 3집 앨범을 발매하며 <제자리걸음> <그녀의 남자에게> <사랑스러워> 3곡을 모두 음악 차트 1위에 올려놓았다. 김종국은 2005년 연말 지상파 방송사의 '대상'을 석권했다.

김종국은 이런 과정을 통해 쉽게 포기하면 안된다는 것과 믿음으로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걸 절실하게 깨달았다. 어려운 시기 함께 지낸 소속사 대표의 손을 지금까지 놓지 않는 것도 그 당시 얻은 교훈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남자>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노래에요. 1집 앨범은 당시 차디찬 대중의 외면을 받았죠. 힘들었어요. 막막하던 시절 지금의 소속사 대표님이 2집 앨범을 제안하셨죠. 힘겨움을 딛고 어렵사리 만든 노래가 <한 남자>에요. 그리고 3집까지 쉬지 않고 달렸어요. 다들 안된다고 할 때 해내서 그런지 그 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남다르죠. 내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있으면 못할 게 없구나라는 경험을 하게 됐죠."

#전(轉)= 대중에게 다가서다.

군 복무는 김종국의 내면을 성숙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김종국은 지난 5월 소집해제를 하기 전까지 산동네 판자촌을 다니며 독거노인 및 생활보호대상자를 위해 도시락을 날랐다. 처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었다.

김종국은 "일찍 가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어요. 연예인의 삶은 세상 사람들과 같이 있지만 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것 같아요. 공익근무요원을 하며 비로서 '세상 속으로' 들어간 거죠. 힘들게 생활하시는 분들을 보며 제가 아무 것도 해드릴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어요. 매일 '이게 사는 거구나 깨달으면서 반성도 많이 했죠. 제 인생의 큰 선물을 받은 기간이었어요."

김종국은 소집해제 후 감정의 폭이 깊고 넓어졌다. 그 감성은 5집 앨범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5집 앨범은 그의 미성(美聲)을 기반으로 한 감성적인 발라드를 담았다. 이전에 색깔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사를 전달하는 그의 감성이 달라졌다. '흑백TV'가 '컬러TV'로 바뀐 듯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있다.

"같은 내용의 가사를 받아도 그걸 받아드리는 제 감정이 변했어요. 감정이입을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울컥 하기도 해요. 노래 부르면서 느꼈죠. 이전에 비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걸요."

#결(結)=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종국은 컴백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2년 6개월 동안 활동을 쉰 만큼 팬들에게 더욱 다가갈 욕심 때문이다. 그는 음악 방송 외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자주 팬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김종국은 이를 위해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5집 앨범을 발표한 후 다시 한번 느꼈어요. 음악이 좋으면 가수에게 '끝'이나 '마지막'은 없다는 걸요. 평생 좋은 음악을 하는 가수로 살고 싶어요. 공연도 많이 할 생각이에요.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일이 많아 마음이 조급해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팬들을 만날 생각이에요. 해외 진출도 그 중 하나죠."